'사법농단' 유해용 前 재판연구관 무죄 확정

입력 2021-10-14 17:02   수정 2021-10-15 02:10

이른바 ‘사법농단’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(55)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. 사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·현직 법관 총 14명 중 첫 번째로 대법원 판결을 받은 것이다.

대법원 2부(주심 민유숙 대법관)는 14일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, 공무상 비밀누설,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, 개인정보보호법 위반, 절도,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수석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.

유 전 수석은 대법원에 근무하던 2016년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과 공모해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‘비선 의료진’으로 알려진 병원장의 특허소송 처리 계획과 진행 경과 등을 문건으로 작성하도록 연구관에게 지시하고, 이 문건을 청와대에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.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청와대 요청으로 소송 상황을 유 전 수석을 통해 받아 청와대에 누설한 것으로 봤다.

이와 별도로 유 전 수석은 소송 당사자들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보고서를 퇴임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지고 나간 혐의도 적용됐다. 대법원 재직 당시 취급한 사건을 변호사 개업 후 수임한 혐의도 있다고 봤다.

하지만 법원 판단은 달랐다. 1·2심에 이어 대법원도 관련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.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유 전 수석이 연구관에게 문서 작성을 지시해 임 전 차장에게 전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.

1심과 2심은 “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압수수색 당시 촬영한 모니터 화면 사진과 이를 기초로 한 2차적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”고 봤다. 재판부는 또 “합법적인 나머지 증거로는 그가 유출했는지가 입증되지 않는다”며 “설령 유출 사실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유출한 문건이 공공기록물에 해당하지 않고 고의도 없다”고 설명했다. “변호사 개업 후 맡은 사건 역시 대법원 재직 시절 직무상 취급한 것으로 볼 수 없다”고 판단했다.

대법원은 “원심 판단은 위법 수집 증거 배제법칙,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과 변호사법 위반죄에서의 ‘취급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 없다”고 판시했다. 법조계에선 이번 판결이 공모관계인 임 전 차장의 재판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.

최한종 기자 onebell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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